아들만 둘을 키우다보니 정형외과를 밥 먹듯이 다닌다. 이제 고작 9살, 4살 되었을 뿐인데 첫째는 10개월 때 재우다가 팔이 빠져서 응급실에 달려갔었고 두돌때는 소파에서 떨어져 팔에 깁스를 2달이나 했었고 그 뒤로 팔꿈치가 일주일이 멀다하고 빠졌었다. 둘째는 좀 괜찮겠지? 했건만 형아랑 놀다가 팔이 한 번 빠진 후 옷 입다가, 놀다가, 만세하다가 아주 시도때도 없이 팔이 빠진다.
그덕에 예전엔 팔만 빠져도 당황하면서 가까운 정형외과로 뛰어다니기 바빴다가 이제는 응~ 빠졌구나~ 하고 아주 심드렁해지는 수준이 되었다. 팔이 빠져도 내가 충분히 끼워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아이 팔빠짐 대처법에 대해 알려주겠다.
아이 팔 빠졌을 때 대처법-1. 팔이 빠졌을 때 아이는 어떻게 아파하는 가?
아이가 처음 팔이 빠졌을 때는 부모도 경험이 없기 때문에 아이가 어떻게 아픈건지 파악하기 힘들다. 그래서 팔이 빠졌을 때의 증상을 미리 알고 있으면 대처하기 좋다.
상황이 어쨌든 팔을 움직이는 상황 이후에 아이가 통증이 있다고 표현하면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위에서도 밝혔듯이 아이가 심하게 놀아야만 팔이 빠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 빠지게 될 때는 조금 무리한 수준의 동작에서 빠지게 되는 것 같기는 하다.
예를 들면 양팔들어서 올려주다가, 슈퍼맨 자세를 한다고 양손을 무리하게 잡았거나 급하게 손 잡고 신호등 건너다가 혹은 작은 옷을 억지로 입힐 때, 친구들과 레슬링 등을 할 때, 뛰어가다가 방향을 돌리다 팔을 깔고 넘어질 때 등 의외로 팔이 빠지게 되는 상황이 많다. 이럴때 아이가 어떤 증상을 나타내는 지 알아보자.
- 갑자기 울거나 동작을 멈춘다.
- 팔을 어깨 이상으로 들지 못한다.(휴대폰이나 장난감 등으로 팔 들기를 유도해봐도 못할 때)
- 주먹을 쥐거나 손가락을 움직이지 못한다.
- 팔을 움직이면 더 아파하고 손도 못대게 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팔이 빠졌다고 생각하고 우선은 소아과나 정형외과를 방문하라. 처음 팔이 빠진 것이라면 더더욱 집에서 해결할 생각은 금물이다. 한 번이 팔이 빠지면 그 주변의 인대나 근육이 놀란 상태이기 때문에 전문의의 판단이 필요하다. 인터넷에서 본 영상들로 집에서 무리하게 끼우려고 하다 오히려 깁스를 하게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처음이라면 절대 집에서 해결하지 말고 병원을 찾는 것을 추천한다.
2. 야간시간 혹은 두 세번 팔이 빠졌던 경우라면?
의사 파업사태이전부터 소아응급실은 위급한 환자 외에는 진료받기가 어렵다. 그래서 아이를 키울 때는 야간진료하는 인근 병원의 전화번호와 진료시간을 미리 파악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미 병원 문도 닫았을 시간이거나 이미 몇번 팔이 빠졌던 경우였다면 집에서 해결해볼 수도 있다. 팔이 빠진 상태로 병원에 가면 보통 의사들이 아주 쉽게 팔을 끼워준다. 대기가 긴 병원의 경우, 5초도 안걸리는 이거 때문에 몇 시간을 기다렸다니! 하고 한탄하게 되는 경우들도 많기 때문이다.
물론 병원대기 시간 뿐 아니라 병원비도 아까울 수 있다. 5초 진료에 소아과나 정형외과는 몇천원, 야간진료라면 더더욱 비쌀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에서 해결할 수 있다면 아이도 엄마도 편하다. 방법도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에 미리 익혀둘 것을 추천한다.
- 우선 확실히 팔이 빠진 것인지 위의 증상들을 통해 확인한다.
- 아이를 진정시키고 움직이지 않도록 한다.
- 한 손으로 아이의 빠진 팔꿈치를 잡는다
- 다른 손으로 손목을 잡고 가볍게 잡아당기면서 바깥쪽 방향으로 접어준다.
- 보통 팔이 빠졌다면 4의 단계에서 팔꿈치가 끼워지면서 미세하게 딸깍! 하는 느낌과 소리가 난다.
- 두 팔을 내리게 한 후 만세나 주먹쥐기, 팔 돌리기를 시켜서 해낸다면 팔꿈치를 제대로 끼운것이다.
만약 5번까지 하고도 6번의 동작들을 할 수 없다면 팔꿈치가 여전히 빠진 상태일 수 있다. 다시 1번부터 5번까지의 동작을 한 번 더 해보고 그래도 아이가 6번을 해내지 못한다면 그때는 정형외과를 찾아가라. 팔을 제대로 끼우지 못했거나 팔이 빠진 것이 아니라 다른 문제(골절 등)일 수 있다.
3. 한 번 빠지면 계속 빠진다. 언제까지?
아이의 팔꿈치가 한 번 빠지기 시작하면 굉장히 자주 빠진다. 운이 없으면 하루에 두 번 빠지기도 하고 일주일에 한 번 또는 한두달에 한 번 정도도 빠진다. 첫째의 경우 6살때까지 거의 12번도 넘게 빠졌었고 둘째는 벌써 6번 이상 빠졌었다.
그나마 희망적인건 첫째가 7살이 되면서 부터는 팔이 빠진 적이 없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뼈들도 더 커지고 근육들도 잘 자라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아직 둘째는 어리기 때문에 몇 번 더 끼워줘야 할 꺼란 뜻이다.
만약 내 아이가 종종 팔 빠짐을 경험하는 아이라면 꼭 보육기관에 아이의 팔꿈치문제를 전달하길 바란다. 선생님들도 팔빠짐에 대처하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아서 팔 빠진 상태로 오래도록 방치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나같은 경우는 첫째가 4살때 팔이 빠졌을 때 다행히 원장선생님이 간호사출신이라 쉽게 팔을 끼워주셔서 아이가 팔 빠진 상태로 오래있는 최악의 경우를 막았던 적이 있었다. 나는 운이 좋은 케이스이었지만 보통의 선생님들에게는 당황스러운 일이실 것이고 부모가 아니기때문에 이런 팔끼우는 방법을 안다고 해도 끼워주시기 어렵다. 100명 이상이 있는 대규모 어린이집이라면 간호사나 간호조무사가 있으므로 그나마 좀 덜 걱정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아이의 팔빠짐이 있을 수 있다고 꼭 이야기하고 바로 정형외과로 가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자.
아이를 키우다보면 엄마는 정말 슈퍼우먼이 된다. 조리사선생님, 보육교사선생님, 학습지선생닙, 가사도우미를 넘어 이렇게 팔이 빠지거나하면 간호사나 정형외과 의사역할까지 모조리 해내게 되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기 전에는 이렇게 멀티로 해야할 일이 많은지 몰랐다. 하지만 내 아이의 안전하고 행복한 하루를 위해서라면 이런 일 쯤이라 해낼 수 있는 게 또 엄마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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