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아파트에서 신축아파트로 입주한지도 벌써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청약에 당첨되고 입주까지 3년, 그리고 실제로 입주하고 6개월동안 개인적으로 제일 도움이 되었던 것은 예비입주자 단체 카톡방이었다. 청약 당첨이 되면 보통 예비입주자들이 추려지고 이를 바탕으로 입주자 카페가 생기고 후에 단체 카톡방이 생겨난다. 입주 관련 문의나 입주를 앞두고 필요한 준비 등 궁금한 사항이 있을 때마다 어디에 연락해서 확인해야할 지 애매한데 그럴때마다 이런 단톡방에 문의하면 미리 물어봐서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내용을 공유해줘서 매우 편리했다. 단톡방의 특성상 정보 이외에도 다른 잡다한 농담, 쓸데없는 이야기 등도 공유되기 때문에 시끄러워서 알람을 끄거나 단톡방을 나가버리는 경우들도 있는데 알람까지는 몰라도 단톡방을 나가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말그대로 입주도 안 한 아파트에서 입주관련 고급정보를 들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루트를 닫아버리는 거나 마찬가지 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이렇듯 신축아파트의 예비입주자 단톡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신축입주정보들에 대해 정리해보려고 한다. 이는 케이스바이케이스이긴 하지만 꼼꼼한 입주자대표와 열정넘치는 신축아파트 입주자들이 넘치면 더 정보의 깊이도 다양해지고 그 질도 높아진다는 걸 사전에 이야기해둔다.
1. 신축아파트 입주자 단톡방, 참가해야할까 말까- 단지내 어린이집 입소 정보
신축아파트에는 법으로 국공립어린이집을 짓도록 되어 있다. 이에 대한 입소정보는 매우 고급정보인데 아파트입주가 시작해도 바로 개원하기 어려운 특성때문이다. 입주시기와 개원 시기가 같다면 어림짐작으로 교육청 등에 문의해서 개원시기에 맞춰 서류 준비등을 할 수는 있겠지만 보통 아파트 입주시기에 딱 맞춰 국공립어린이집이 개원하기는 어려운 편이다. 어린이집이라는 특성상 운영할 주체와 기준에 맞는 설비가 따라야하기 때문에 입주하고 나서도 개원까지는 좀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이렇기 때문에 단지내 국공립어린이집의 개원시기 및 서류 제출시기는 입주자대표협의회가 아니면 그 내용을 자세히 알기 어렵고 이런 내용은 입주자 단톡방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그 시기를 놓쳐 아이를 집 앞의 어린이집에 보낼 기회를 놓치게 된다.
물론 정보를 알고 있어도 나처럼 보낼 수 없는 경우도 있지만(대단지 아파트가 아니라서 국공립어린이집이라도 규모가 작고 동네에 아이들이 워낙 많은 지역이라 쌍둥이, 세쌍둥이 등에 밀려서 둘째는 단지내에 가지 못했다.) 그런 경우라도 인근에 단지내 국공립어린이집 외의 가정어린이집 등의 개원 예정 정보나 시기, 단지 인근 어린이집 중 괜찮은 어린이집에 대한 정보라든가, 현재 여유가 얼마나 있는지, 차량운행을 단지내까지 해주는 지 등 어린이집 입소 관련 정보가 다양하게 공유되기 때문에 입주자 단톡방을 잘 활용하고 정보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2. 하자보수 관련 안내
요새는 하자점검을 업체를 끼고 하는 편이지만 이것역시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살다보면 못 찾아냈던 하자가 막 발견된다. 우리집 같은 경우 하자가 굉장히 적은편이라는 하자점검업체의 칭찬(?)을 받았지만 100개 수준이었고 입주 하고 나서 새롭게 발견해서 새롭게 들어간 하자들이 한달에 두세개씩 늘어난다.
가볍게는 여름입주라 멀쩡하던 장판과 벽면 사이의 실리콘 메지가 겨울이 되고 가구 등으로 눌리면서 그 틈이 벌어져서 추가로 코킹작업을 받기도 하고 벽지에 풀 들이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아서 하자보수를 신청하기도 한다. 또는 창문의 스토퍼나 풍지판이 몇몇 군데 빠져있는 등의 실수를 발견하거나 여름 입주라 몰랐던 창틀내의 바람샘현상을 하자점검업체의 겨울 서비스(?) 덕에 찾아서 폼 작업을 새로 받는 등 정말 시시콜콜하지만 몇 억씩 주고 산 집이라고 생각하면 빡치는 하자들이 줄기차게 발견된다.
이런 하자는 내가 매일 보는 집임에도 불구하고 잘 모르고 넘어갈 수 있다. 스토퍼 같은 경우는 특히 원래 그런가보다..하고 넘어갈 수도 있고 벽지 풀 자국 등에 내가 닦아야하나? 싶어지는 사소한 것들이라 그런데 입주자 단톡방에서 이런 문제를 제기하고 하자보수를 받았다는 피드백을 확인한 후엔 나도 하자보수 신청을 해서 보수받은 것들이 꽤 된다.
그리고 지하주차장의 파손이나 보수 부분이나 엘리베이터 앞 부분의 대리석 바닥에 물 고임 현상 등 공용부분에 대한 하자보수 역시 단톡방을 통해 문의하고나 공유하면 입주자대표협의회에서 함께 처리를 고민하기때문에 역시 큰 도움이 된다.
3. 인테리어 팁 공유
가끔 가구 배치를 어떻게 하면 좋을 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단톡방에 올라온다. 가족 구성원이 비슷하거나 우리집과 비슷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분들이 입주 후 인테리어 한 모습을 자랑스럽게 단톡방에 올려주시기도 한다. 그럴때 지금 우리집의 가구배치와 비교해보고 더 합리적이라면 배치를 바꾸는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신축아파트 특성상 입주할 때 다양한 시도들이 많기 때문에 우리집에 어울릴만한 가구나 소파 등의 정보를 얻기도 좋다. 우리집만 해도 김치냉장고가 없어서 옆에 전자렌지장을 두고 싶어서 알아보던 중 입주자단톡방의 한 분이 로봇청소기도 보관이 가능한 렌지장을 구매했다고 자랑하길래 덥석 정보를 여쭤 구매했고 대 만족중이다.
아이들방의 경우도 침대나 책상의 배치 등이 고민이 되는데 이럴때 미리 배치하신 분들이 올려주는 사진을 참고하면 좀 도움이 된다. 실제로 배치한 경우 뿐 아니라 요새는 오늘의 집 등의 어플을 통해 3D로 조감도를 그려 이런 배치는 어떨지 물어보는 분들도 계셔서 가구 구매 전 단계에서부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3. 단지 인근 맛집 및 편의시설 공유
인프라가 다 되어있는 곳에 지어진 신축아파트가 아닌 이상 아파트 주변의 상가 들 역시 신축아파트와 함께 성장한다. 그러다보면 초기에는 외식 한 번, 배달 한 번 시켜먹을 만한 곳이 마땅치 않기도 하고 인근에 가볼만한 미용실이나 치과, 소아과 등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늘 선택에 고민이 되기 쉽다. 지역 카페 등에 들어가도 우리 아파트 입주자가 초기에는 많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를 공유받기 어려운 편이다.
하지만 입주자 단톡방을 활용해서 특정 업소에 대한 질문을 하면 솔직한 평이 올라서 판단에 큰 도움이 된다. 소아과는 몇번방 선생님이 좋으신지 아이들과 함께 가기 좋은 미용실은 어디인지 과잉진료 없는 치과는 어디인지 등 실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들이 공유되서 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
게다가 새로 열리는 가게 등에 대한 정보도 제일 빠르게 공유된다. 집 앞의 학원이나 커피숍의 오픈 시기가 궁금할 때마다 단톡방에 물어보면 어디서들 그렇게 정보를 얻는지 바로바로 내용을 알 수 있어 참 편한다.
4. 입주민 끼리의 친목도모
취미가 비슷한 입주민끼리 친목도모역시 가능하다. 축구나 등산, 아이들 나이가 비슷한 가족끼리의 소모임 등을 꾸릴때도 입주자단톡방이 큰 도움이 된다. 보통 인근에서 살다가 왔더라도 생활반경이 바뀌는 경우가 많아서 취미를 공유할 그룹이나 아이들의 새로운 친구들을 만들어 주는게 부담되는데 입주자 단톡방을 활용하면 쉬워진다.
입주전부터 꾸준히 단톡방을 통해 소통해 온 경우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입주할 시기가 되면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심리적인 거리가 굉장히 줄어들고 서로가 궁금해진다. 그럴때 취미가 같은 사람들끼리 같이해보자는 제안을 하면 생각보다 참여율이 꽤 높아진다.
아이들끼리도 같은 어린이집이나 학원을 다니지 않으면 함께 어울리는 시간을 만들기 어려운데 비슷한 또래의 엄마들끼리 모임을 만들어 아이들의 동네친구를 만들어주는 것 역시 가능하다.
신축아파트 입주는 설레지만 신경쓸 것도 많고 챙겨야할 것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 때 예비입주자끼리의 단톡방에 참여하면 준비해야할 것들을 놓치지 않게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입주 한 후에 생기는 문제에도 쉽게 해결책을 찾을 수 있으며 앞으로 살아가게 될 아파트에서 좋은 친구를 만들 수도 있다.
계속 울리는 단톡방이 짜증난다며 카톡방을 나가거나 하진 말자. 비싼 돈 주고 산 내 아파트에 대한 다양한 정보에 귀기울이고 다 함께 더 좋은 거주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본다면 내 집에 대한 애정도도 더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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