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소아과는 늘 대기가 길다. 짧게는 30분, 길게는 서너시간도 대기를 해야한다. 아픈 아이들은 지쳐서 엄마아빠에게 짜증을 내기 바쁘고 그때마다 기다리기 지루한 아이들의 손에 쥐어져 있는 것은 죄다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이다.
하지만 우리집 아이들은 소아과에 가서 대기하는 게 크게 어렵지 않다. 소아과들은 대부분 아동용 책들이 구비된 조그마한 코너를 가지고 있다. 우리집 아이들은 기다리는 시간이 길면 무조건 그 책 코너로 다가가 자신이 읽고 싶은 책들을 들고 내게로 온다. 나는 물론 스마트폰을 보면서 기다리는 것보단 좀 힘들지만 그냥 낮은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면서 아이와 함께 대기시간을 기다리면 되기 때문에 소아과의 대기시간이 딱히 힘들게 느껴지진 않는다.
우리집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게 된 건 돌 무렵부터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었던 것과 평소에는 집에서 TV를 틀어놓지 않는 것, 이 두 가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첫째가 어릴때부터 전집을 많이 사주거나 하진 않았다. 4살이 넘어가면서 책에 대한 호기심이 폭발하고 궁금한 것들이 많아지면서 전집을 들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타필드 등의 대형 쇼핑몰에 방문하게 되면 꼭 서점을 들려 본인이 읽고 싶은 책을 한 권 골라오게 하는 습관을 만들었다. 아이가 읽고 싶어하는 책이면 만화책이 아닌 이상 아이는 무조건 1권의 책은 구매할 수 있다. 새 책이 생긴다는 기쁨과 내가 읽고 싶은하는 책을 고르는 기쁨을 느껴본 아이는 책을 좋아할 수 밖에 없다.
첫째와는 달리 둘째는 이미 책이 많은 환경에서 태어났지만 첫째에 비해서 시간과 체력도 부족해서 책을 많이 읽어주지 못했다. 그리고 의외로 책을 읽어줘도 딱히 관심이 없어서 좋은 방법을 고민하던 차에 우연히 '우리동네 어린이병원'이라는 유튜브의 책 추천 영상을 보고 해답을 발견하게 되었다.
소아정신과의사가 추천해 준 책이 아이의 입맛에 딱! 맞았고 그 뒤로 책은 재미있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된 둘째는 하루에도 몇십권을 책을 들고와 읽어달라고 하는 아이가 되었다.
그 책의 이름은 바로 "안아줘"
진짜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3000번은 읽어준 책이라 너무 자주 읽어서 책이 너덜너덜해졌을 정도이다.
이 책의 장점은 끝이 없다.
우선 글 밥이 아주 적다! 안았네, 안아줘, 안았어, 엄마, 보보야 이게 다다.
그래서 아이가 책을 아주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다가 중간중간 나오는 다양한 동물들도 배울 수 있는데다가 엄마와의 상호작용까지 가능한 책, 놀라운 책이다.
둘째는 처음에는 이 책을 읽고 열 번을 반복해서 읽어달라고 졸라서 나중에는 아이에게 다른 거 하고 놀자고 꼬셔야할 정도였다. 그만큼 책이 쉽고 재밌고 몰입감이 좋다. 그림체도 귀여운데 감정표현도 굉장히 잘 되어있는데다가 읽아보면 글밥을 아이가 다 따라 할 정도로 쉽기 때문에 요새는 책을 펼쳐놓으면 두돌 조금 넘은 녀석이 책을 스스로 읽어낼 정도이다.
그리고 안아줘라는 제목처럼 주인공 보보가 엄마를 만나 꼭 안을 때마다 아이와 한 번씩 꼭 안게 되는데 원래 스킨쉽을 좋아하지 않던 아이라 나와의 교감을 더 깊게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던 점때문에 더 이 책을 추천하게 된다.
아이와의 애착도 좋아지고 아이가 책도 좋아하게 만들어 준 고마운 책이다보니 애정이 넘쳐나게 될 수 밖에!
그리고 이 책을 읽어줄 땐 꼭 보보가 되어 보보의 심정으로 이 책을 읽어주길 바란다. 아이가 더 몰입되고 나중에 엄마를 외칠때는 같이 목놓아 엄마를 부르게 되는 상황이 연출되어 아이가 더 책을 좋아하게 되니까!
모든 아이가 이 책을 좋아하진 않을지 모르지만 한 번 읽게 되면 한 번만 읽게 되진 않을 책이라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라면 꼭 한 번 아이에게 이 책을 시도해보길 권한다.
아마 내 아이가 이렇게 책을 좋아했어? 하고 깜짝 놀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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